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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1997년 출간된 자신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가 찾아 오면 뛰어난 기능의 전자기기로 무장한 부유 계급은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보다 생산적인 환경을 갖춘 곳을 선점하기 위해 유목의 길을 나설 것이고, 가난한 사람은 새로운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동하는 유목민(nomad)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로부터 십 수년이 지나 21세기가 된 지금, 아탈리의 예측은 놀라우리만치 정확하게 들어 맞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정보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인류는 더 이상 시공간에 구애받으며 일할 필요가 없어졌고, 그에 따라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노마드 라이프’를 추구하는 이들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작가, 디자이너, 콘텐츠 크리에이터, 마케터 등 자유로움과 창의력을 요하는 직군을 필두로 생존과 유희를 위해 전세계를 유랑하는 이들을 가리켜 우리는 ‘디지털 노마드’라 부른다. 그렇다면 아탈리의 예측에 등장하는 ‘즐거운 삶’과 ‘보다 생산적인 근무 환경’을 갖춘 곳은 과연 어디일까?


디지털 노마드들이 직접 각 도시를 여행하며 근무 환경과 물가, 날씨 등의 여러 지표를 실시간으로 입력할 수 있는 웹서비스 ‘노마드리스트(nomadlist.com)’의 데이터를 통해 지구의 디지털 노마드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도시 7곳을 소개한다.

 

7위 라스 팔마스(스페인) – 체류비용 : 1,558달러/월


‘라스 팔마스 전경’ 

라스 팔마스는 스페인 본토의 세비야로부터 무려 1,400km나 떨어져 있는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하고 있다. 훌륭한 기후 환경과 여행자에게 친절한 도시민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까지. 유럽보다 아프리카와 더 가까운 탓에 이국적인 풍경 또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노마드들로 하여금 라스 팔마스를 찾게 만들고 있다.

라스 팔마스는 노마드리스트 평점 9점을 받을 정도로 훌륭한 곳이지만 조금은 답답한 인터넷 속도와 영어 사용이 힘든 점 등이 아쉬움으로 꼽히고 있다.

장점 : 온화한 기후, 천혜의 자연환경
단점 : 불안정한 인터넷 인프라, 언어의 자유도

 

6위 서울(대한민국) – 체류비용 : 1,940달러/월


‘광화문’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도 전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의 HOT PLACE 중 하나다. 체류비용은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비싼 편이나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환경과 밤낮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즐길거리는 일과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만드는 훌륭한 조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치안 또한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허나 인종차별이 심하고 이방인들에게 불편한 언어 환경, 좋지 못한 공기(air condition) 등은 노마들로부터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장점 : 빵빵한 와이파이(WIFI)
단점 : 언어의 자유도

 

5위 탈린(에스토니아) – 체류비용 : 1,333달러/월


‘탈린’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이 5위에 올랐다. 합리적인 물가와 이방인에게 호의적인 국가정책이 에스토니아를 ‘디지털 노마드의 천국’으로 불리게 만든 원동력인데, 그들의 대표적인 국가정책 중 하나인 e-레지던시 서비스는 아주 간단한 절차를 통해 이방인들이 에스토니아의 국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탈린은 특히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세계적인 인터넷 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Skype)가 바로 에스토니아의 산물이라고.

장점 : 이방인에게도 개방된 열린 국가 인프라
단점 : 고르지 못한 날씨, 즐길거리 부족

 

4위 클루지(루마니아) – 체류비용 : 1,122달러/월


‘클루지 시내’

열성적인 축구팬들로도 유명한 루마니아 클루지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물가에 있다. 동유럽에 위치해 있지만 여타 동남아 국가들의 체류비용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적은 예산으로 유럽에서 여행하고 일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2015년 12월 기준 클루지의 물가는 빅맥이 채 2유로가 채 되지 않았으며, 하이네켄 355ml 6캔의 가격은 4유로에 불과했다. 이는 노마드 뿐 아니라 일반 여행자에게도 환상적인 정보.

허나 조금은 불안한 치안과, 인종차별 문제, 영어를 사용하기 힘든 환경은 노마드들이 감수해야 하는 허들이다.

장점 : 타 유럽에 비해 낮은 물가
단점 : 치안, 심각한 인종차별

 

3위 우붓(인도네시아 발리) – 체류비용 : 1,287달러/월


‘우붓 몽키 포레스트’ /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Ubud

발리가 서퍼(Surfer)들의 천국이라면 발리 중부에 위치한 도시인 우붓은 아티스트들이 한데모여 예술혼을 불태우는 아름다운 도시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벗어나면 답답해지는 인터넷 환경이 흠이지만 저렴한 체류 비용과 아름다운 주변 경관은 이 모든 것을 상쇄한다.

수백 개의 풀빌라와 맛있는 먹거리들로 인해 일반 여행객의 재방문률 또한 높은 편이지만, 바다와 직접 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특히 한국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서 한국인 디지털 노마드에게 인기가 높다.

장점 : 저렴한 체류비용, 맛있는 먹거리
단점 : 불편한 인터넷 인프라, 영어 사용 환경

 

2위 베를린(독일) – 체류비용 : 1,994달러/월


‘베를린 타워’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생활비와 잘 갖추어진 인프라로 노마드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베를린은 전 세계의 클럽 문화를 선도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저녁 어스름과 함께 시작되는 광란의 파티는 덤.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는 EDM에 몸을 내던지는 즐거움을 꿈꾼다면 베를린으로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

장점 : 깔끔한 도시 환경, 유흥

 

1위 치앙마이(태국) – 체류비용 : 740달러/월

‘치앙마이 시장’ 

태국 북부에서 가장 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북방의 장미’라는 아름다운 별명으로도 불리는 치앙마이는 전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이 입을 모아 최고의 체류지로 추천하는 곳이다. 천 달러가 채 되지 않는 저렴한 체류비용은 물론 잘 갖추어진 코워킹 스페이스 인프라와 아름다운 주변 경관까지. 라오스, 미얀마 등과도 인접해 있어, 국가간 이동 또한 용이하다.

허나 디지털 노마드들이 치앙마이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는데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밋업(meet up)과 네트워킹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크고 작은 모임들을 통해 노마드들은 외로움을 달래고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장점 : 저렴한 체류비용, 훌륭한 노마드 인프라
단점 : 조금은 더운 날씨

 

앞서 소개한 일곱 곳 외에도 노마드의 성향과 기호에 맞는 조건을 갖춘 수 백개의 도시가 이방인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도시에서 머무르고 싶은가?

 

스내커 칼럼니스트 이종인



원문 : http://snacker.hankyung.com/life/59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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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대표는 21살이란 나이에 영어 학원의 어학 상품 영업 팀을 꾸려 또래보다 일찍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기획에서부터 현장 영업까지 모두 그들 하기 나름이었다. 재미있어서 시작한 일은 월 매출 3억 원을 기록하는 사업으로 커졌다. 그렇게 영원히 성장할 것만 같았다. 열정은 넘쳤으나 철학은 없던 그에게 쉽게 찾아온 성공은, 그러나 뜻밖의 일로 쉽게 떠나갔다.

잘 나가던 사업가는 한순간에 나이 많은 복학생으로 변해있었다. 사업 실패로 인해 돈도, 인간관계도 잃으면서 안으로 단단해진 그는 ‘영업만 해봤지 사업이 학문적으로 정립되어있지 않다.’는 판단하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리고 ‘쉘위애드‘로 또 한 번 사업의 출발점에 선다.

쉽지 않았다. 그가 모바일 광고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던 2011년 당시 광고주분들의 반응은 “스마트폰이 뭔데?, 앱이 뭔데?”였다. 어느 정도의 매출액과 경쟁사가 발생한 시점까지 1년 반이란 기간 동안 그는 사무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고 컵라면을 먹으면서 버텼다.

전문연구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자신이 만든 회사로 다시 돌아갈까 고민하던 즈음, 그는 단단하면서도 유연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내가 즐거워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하나가 남았다. 마음 맞고 타이밍 맞는 남자 3명이 모여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노마드 스타트업, ‘라이크크레이지(LIKECRAZY)‘의 탄생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디지털 노마드들의 코워킹 스페이스, ‘하이브아레나‘를 찾았다.

‘라이크크레이지(LIKECRAZY)’의 멤버들. 왼쪽부터 박경태 개발자(28), 김상수 대표(31), 송인걸 디자인/마케팅 담당(30).

‘라이크크레이지(LIKECRAZY)’의 멤버들. 왼쪽부터 박경태 개발자(28), 김상수 대표(31), 송인걸 디자인/마케팅 담당(30).

Q.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선택한 계기

■ 여행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환상적으로 보여

20대 때 사업 매출과 빚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 작년에는 원형탈모가 생겨 많이 놀라기도 했다. 건강에 대한 걱정보다는 과연 내가 평생 사업가로 살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그러던 올해 2월, ‘디지털 노마드 밋업 인 서울‘이라는 행사가 있었다. 아는 형이 행사에 참석한 후에 이야기를 전해주어서 그때 처음 여행하며 일하는 사람들, ‘디지털 노마드’를 알게 되었다. 그 뒤로 발리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했던 분들의 기사를 찾아보게 되었고, 그렇게 다니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환상적으로 보였다. 일단 발리행 항공권을 끊었다. 직장을 다니기 싫은 팀원들이 모였고, 무엇을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끼리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을 때 가자고 했다. 불안감을 버리고 진심으로 내가 즐거운 일을 찾아서 몰두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고민이랄지, 왜 살고 왜 돈을 벌며 무엇이 행복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완벽히 벗어났다고 자신한다. 예전에는 돈과 성취욕이 내 삶과 사업의 주목적이었다면, 지금은 하루하루 재밌게 사는 걸 최우선순위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 여행하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여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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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발리에서 어떻게 지냈나.

■ 와이파이가 되는 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스쿠터를 빌려 여행하다

남자 셋이서 의기투합한 지 2주 만에 발리로 떠났다. 처음에는 비자가 30일이라서 한 달 동안 여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저렴한 식당과 숙소를 찾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고, 돌아다닐 곳도 생각보다 많아 두 달간 체류하게 되었다.

방 하나를 빌려서 숙소로 사용하고, 스쿠터를 빌려서 교통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와이파이가 되는 커피집과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다니며 일했다. 그곳에서 다양한 외국 스타트업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과, 가게 문을 나서자마자 내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점이 좋았다. 셋이서 총 620만 원을 썼는데, 서울에서 생활할 때보다 훨씬 저렴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실행할 수 있는 모험인 셈이다.

사실 발리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의 자신감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경험해보니 여행 자체도 즐겁고 팀원들끼리 24시간 붙어 지내다 보니 업무량도 한국에 있을 때보다 늘었다.

Q.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 “그래, 잘 놀다 와.”

전에는 어떻게 이야기하든 “솔직히 ‘디지털 노마드’는 핑계고 놀러 가는 거지?”, “그래 잘 놀다 와.”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송인걸 디자이너가 일기장처럼 쓰던 ‘직장을 관뒀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우리의 여행기, 여행 준비 상황, 앱 개발 진척 상황을 기록했다. 하루하루의 생활 기록을 보더니 ‘일을 하고는 있는구나.’라는 반응으로 바뀌기 시작하더라.

Q. 디지털 노마드가 된 후 마주하게 된 현실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해달라.

■ 가장 큰 문제는 ‘연애’와 ‘결혼’

“돈이 어디서 나서 그렇게 여행만 다니세요?”, “저도 직장을 관두고 싶어요.” 등 우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디지털 노마드에 관한 문의 쪽지가 많이 온다. 어떤 이들에겐 환상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남들이 하는 게 좋아 보여서 시도하려는 건 위험한 생각이라는 답변을 항상 드린다. ‘이렇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해볼 것을 권하는 바이다.

발리에 갔다 와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연애’와 ‘결혼’이었다. 이게 문제가 될 줄 몰랐었다. ‘군대 2년도 기다리는데 한 달, 두 달을 못 기다릴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디지털 노마드로 살면 기존 관계를 끊고 돌아다니느라 아예 생활 방식이 바뀌게 되므로 부모님, 애인, 친구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더라. 외국의 디지털 노마드들도 이걸 제일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행과 연애를 동시에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팀원들도 발리에 가기 전후로 여자친구에게 차여서 힘들어했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힘들어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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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 여행 동행친구 매칭 서비스

‘At – 여행, 친구, 즐거움’은 여행자들을 위한 앱이다. 내 여행 일정을 등록하면 일정이 같은 다른 사람들을 매일 정오에 한 명씩 소개해준다. 소개받은 여행자의 여행 메시지를 확인하고, 그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들어가서 친구 추가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발리에서 여행하면서 우리의 삶 자체가 사업이 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여행자를 위한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다. 실제로 여행자들과 디지털 노마드를 만나면서 우리 서비스의 초기 사용자가 돼주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올해 5월에 안드로이드 앱을, 6월에 iOS 앱을 출시하였다. 현재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버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사용자 반응은.

■ 동행자를 만나 여행정보 공유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13,000 다운로드를 기록하였고, 여행 생성 수는 3,000건, 매칭 수는 18,000건을 기록하였다. 매칭 확률은 50%가 넘는다. 주요 포털의 여행 카페에서 동행자를 구하려는 니즈가 뚜렷한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홍보했던 게 효과적이었다.

“저는 비슷한 시기에 방콕 가시는 분이랑 연결돼서 서로 여행정보 공유했었어요! 덕분에 너무 잘 다녀왔어요.”, “오늘 오사카에서 이 앱으로 사람들 만나서 지금 노는 중, 진짜 짱짱!”이라는 리뷰를 읽고 보람을 느꼈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자유여행 예정자 DB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

자유여행 예정자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이번 달까지 국내 자유여행자 5,000명을 확보하고, 연말까지 국내외 자유여행자 50,000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활 면에서는 이번 달까지 국내에 체류하며 법인 설립 업무를 완료한 후 9월부터 3달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다니며 일할 계획이다.


원문 : http://blog.appcenter.kr/2015/08/at-likecra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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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취업난의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취업 기사를 담당하던 2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대기업 공채 제도 중심의 고용 시장이 아닐까요?”라는 대답이 무색하리만치 세상이 변했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느냐며 묻던 이들 사이로, 정규직 제안을 거부하는 이들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누구이며,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하는 걸까?

 

 

디지털 노마드는 미래의 삶의 방식

여기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자세히 말해 줄 전문가가 있다. 그는 인터뷰 당시 네덜란드에 있었고, 올 한해 촬영을 위해 계속 이동 중이다. 인터뷰는 스카이프를 통해 진행됐다.

 

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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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에서 제작 중인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의 쇼케이스를 하고 있는 도유진 씨

 

중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12년, 샌프란시스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거쳐 마케팅 어시스턴트로 근무했다. 2013년엔 서울로 돌아와 국내 IT·스타트업 미디어에서 미디어 매니저로 근무했고, 그 뒤 떠난 호주 여행을 기점으로 호주-방콕-마닐라 등을 여행하며 프로젝트별로 잡오퍼를 받아 일하는 본격적인 ‘디지털 노마드’의 인생을 살게 됐다. 2015년, 아시아 – 유럽 – 북미 – 남미를 여행하며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One Way Ticket>을 제작 중. 

 

Q. 어떤 매력에 끌려 디지털 노마드가 되었으며,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후, 여러 장소에서 일을 했다. 일이 아닌 여행자의 생활을 택했던 시간도 있었는데, 여행 와중에 현지 회사 등에서 일거리를 받게 됐고 ‘6개월 동안 일을 하면서 여행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에는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기간 동안 자유롭게 살고, 이동하고, 여행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을 때보다 건강이나 경제적인 부분, 생활의 질이 좋아졌다.

 

내가 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깨달았을 때, 이미 ‘디지털 노마드’들의 세상은 시작되어 진화하는 중이었다. 2013년 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39%의 미국 회사가 직원들에게 원격근무를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물리적인 사무 공간과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을 때 업무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 여러 연구 결과와 실사례로 증명된 것이다.

 

뒤이은 2015년 스탠퍼드대 연구는 ‘원격근무자들의 생산성이 13% 가량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원격 근무의 효용에 대한 연구는 이미 끝나고 – 그 이후의 행정적, 법적 섹터의 일이 진행 중이다. 비자, 세금, 보험 같은 것들 말이다.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된 것이 이 시점이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나의 능력 좋은 친구들이 인생을 바쳐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디지털 노마드’의 개념이 없고, 이 자유로운 삶의 방식에 관해 뒤쳐져 있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디지털 노마드적인 삶을 탐험해볼 만하지 않아?’하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블로그에 글을 써오긴 했지만 체감할 수 있는 영상물은 전무한 상황에서,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One Way Ticket>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Q. 직접적인 질문이다 – 왜 디지털 노마드 세대는 정규직이 되기를 거부하는가?

거부가 아니다. 고용 시장이 변화해 정규직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그러니까 정규직이 실제로 없는 것이다! 미국 Intuit 사가 발표한 미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는 40% 이상의 미국 노동인구가 프리랜서 형태로 근무하게 될 것이다.

 

여러 경제학자들의 예측도 일치한다. 현재 존재하는 노동의 80%는 자동화가 되고 나머지 20%는 크리에이티브의 몫으로 남게 된다. 과연 이 크리에이티브가 풀타임잡의 형태일까? 아니다. Task by Task, 기업이 프로젝트별 필요한 직무, 전문가와 단기계약을 하는 방식이 될 거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특정 업무를 위해 정규직을 고용해 그 인건비 부담을 안고 갈 이유가 없다. 비정규직 개념의 단기계약이 우리나라에서는 사형선고처럼 터부시되는데, 이건 고용주 중심으로 돌아가는 복지 및 안전망 시스템이 빈약한 우리나라 노동 환경 고유의 특징이지, 세계적인 경향은 정반대인 것이다.

 

내가 만난 외국 친구들에게 안정성을 기반한 정규직 일자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항상성’으로 해석하고 부정적인 대답을 한다. 항상성이란 10년, 20년 뒤에도 나의 상태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기 성장의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며 이것을 오히려 비극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 고용 시장이 재편되고 기본 단순 노동 급속도로 사라지면 , 그럼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또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일자리를 선택할까? 전자의 질문에 대해선 네덜란드가 이미 ‘기본소득’과 같은 대안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노마드는 후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적어도 회사의 위치 때문에 한 도시에 살아야 필요는 없어질 것이다.

 

 

Q.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나.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인가?

강조하는데, 디지털 노마드의 삶의 방식은 특출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희소성에 따라 고용주와의 협상 능력이 높은 개발자 등 특정 직군의 오퍼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능력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능력은 아니지만 차이가 있다면, 한국 사회 고유의 폐쇄성에 기인한 것이다.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남미, 동남아시아 친구들을 만나도 영어를 기본으로 한 언어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자국어를 사용하면 매우 한정된 소통만을 경험하게 되리란 걸 알고, 영어를 생활화한다. 에스토니아나 네덜란드 같은 곳의 노점상 아주머니도 영어에 능통하다. 태어난 나라에서 자라, 같은 나라 사람과 결혼해, 또다시 그 나라에서 가정을 꾸려야만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국경을 넘나들며 인생을 영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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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도와주는 친구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상황은 마치, 서른 한가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에서 처음 사 먹은 것이 바닐라 맛이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바닐라 맛만을 먹겠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내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우리 세대는 마침내, 살아남는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가지게 됐다’고. 디지털 노마드로 탐험을 시작하는 것이 공채를 준비하고 인턴을 준비하는 것보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말이다.

 

 

Q. 디지털 노마드로 진입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는 어디서 얻나?

아래 리스트를 제공한다.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먼저 원격근무 회사를 서치하고, 문을 두드려 보길 바란다.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고, 가능성을 충분히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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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 for Digital Nomads

 

프리랜서, 재택근무자들을 위한 플랫폼

-업워크 https://www.upwork.com

 

원격근무가 가능한 일자리 큐레이션

– 위워크리모틀리 https://weworkremotely.com/

– 리모티브 http://remotive.io/

 

여행하며 일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 해커 파라다이스 http://www.hackerparadise.org/

– 코보트 http://www.coboat.org/

 

디지털 유목민들의 생활 정보 웹

– 노마드 리스트 https://nomadlist.com/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한 검색엔진

– 텔레포트 http://teleport.org/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

– DNX http://www.dnxglobal.com/

 

 

디지털 노마드가 일을 선택하는 방법

여기 20대 초반에 <청춘 내일로>라는 책을 출간하며 여행작가로 입문한 디지털 노마드가 있다. 어느 날, 베트남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그의 손에는 비즈니스 계획서가 들려있었다. 베트남의 커피와 차, 수공예 아트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온라인 비즈니스 스타트업에 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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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장에서는 호텔이 곧 사무실이 된다

 

박솔희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여행 작가로 활동하며 번역을 공부했다. 지금은 한국커피위즐의 최고경영자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Q 대학 졸업 후, 여행 작가라는 프리랜서 잡을 선택 했고, 그다음은 스타트업 창업이다. 정규직이 아닌 선택들을 한 이유가 있나.

나라고 뭐 안정적인 일자리가 싫었겠는가. 졸업 전에는 몇 군데 대기업에 지원했는데 떨어진 적도 있고. (그런데 요즘 한국 취업시장 어려운 거 생각하면 고작 열 몇 군데 넣어본 거 가지고 취준 했다고 하기도 민망하긴 하다.) 스스로 나름 참신한 인재라고 생각했는데 인턴 경력이 없어서, 여자라서, 여러 가지 이유로 곧바로 취직이 되지 않았다.

 

임금도 복지도 좋은 회사는 이미 ‘중고 신입’들이 꿰차고 있어서 아무리 이런저런 경력이 있다 해도 생짜 신입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정보 부족일 수도 있지만, 정말 우리나라에 ‘decent job’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규직 일자리에도 장점이 많지만, 다른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졸업 후 하고 싶은 번역 공부도 했고 여행 작가 생활도 불안정한 프리랜서로나마 지속했다. 여행작가라는 타이틀로 몇 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갑자기 스타트업을 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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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커피위즐 오프닝 파티에서 제품 시연을 하고 있는 박솔희 씨

 

애초에 창업에 꿈이 있어서 계획을 했다면 그동안 해온 일을 살려 콘텐츠 사업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계획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다만 찾아오는 기회를 포착하고 잡아내는 순발력 덕분이었다. 여행 가이드북 취재차 떠난 베트남에서 아이템을 발견하고 일을 벌이게 된 거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Connecting the dots’ 처럼.

 

 

Q 새롭게 시작한 스타트업 또한 베트남을 오가며 진행되는 꽤나 이동이 많은 비즈니스다. 소개를 부탁한다.

베트남의 고급 커피, 차, 수공예 아트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인터넷쇼핑몰과 매장(쇼룸)이 있으며, 메인 상품은 사향고양이똥 커피로 유명한 루왁 커피의 베트남 버전인 위즐(족제비) 커피이고, 동물 보호를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풍미가 뛰어난 커피 제품에 반해 처음 사업을 구상했기 때문에 회사명도 한국커피위즐로 지었다. 앞으로는 베트남의 고급 공정무역 제품을 다양하게 수입하여 한국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편집숍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발전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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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커피위즐 오프닝 파티에서 비즈니스 소개를 하고 있는 박솔희 씨

 

우리 회사 바로 앞에는 ‘열정감자’로 유명한 청년장사꾼에서 운영하는 매장이 여럿 있는데 그들의 지향은 ‘가족/사랑/건강’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들었다. 우리 회사는 ‘가족/사랑/건강/취미’를 포기하지 않는 회사를 지향한다.

 

아직 초기이다 보니 휴일도 없이 야근 중이지만 직원들은 기본 주 5일에 10-6시 업무 후 퇴근하며, 아직 학생도 있어서 업무 시간은 융통성 있게 조절해준다. 나 또한 본업이자 취미인 여행과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 사회생활 첫 시작이 여행작가였던 만큼 초심을 잃지 않으려 늘 다짐한다.

 

직원들이 각자의 관심사와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업무 배치도 최대한 고려해주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주는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열심히 매출을 내야 하겠지만!

 

 

내가 직접 창조하는 ‘괜찮은 일자리’ – 디지털 노마드

나는 최근 유능하고 젊은 디자이너 3명을 알게 됐다. 내 작업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이들의 크리에이티브 에너지에 끌려 가능한 많은 대화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정규직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한 경험이 있다는 것, 늘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여행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전자의 주된 이유는 그 정규직이 제공하는 ‘노동의 질’이었다. 한마디로 이들에게 정규직은 그리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고, 심할 경우 자괴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지만 이렇듯 노동의 질에 대한 우선순위 혹은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돼야 할 이유도 없고, 명예를 높게 쌓아서 인정받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 중요하죠. 돈은 정말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되고,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노동의 질에 대해 스트레스받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좋아요.”

 

나는 이번 칼럼을 작성하며 디지털 노마드 세대 다섯 명의 이야기를 포함시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당신에게 전달하려 했다. 새롭게 출현한 디지털 노마드 세대는 노동에 관한 자신의 자율과 존엄을 지키려 한다는 점에서 놀랍고 유의미했다. 디폴트 세팅에서 벗어난 이들의 삶이 흥미롭다면, 디지털 노마드로의 탐험을 시작해도 좋겠다.



원문 : http://blog.jandi.com/ko/2015/08/27/they-are-digital-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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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장치와 초고속 인터넷으로 인해 전통적 개념의 작업 공간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우리를 밀려오는 이메일들에 파묻혀 일하게 하는 그 기술이 바로 우리를 물리적 사무 공간에서 벗어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 편안하게 회의에 참가하고 싶으세요? 가능합니다. 좋아하는 카페에서 블로그 포스트를 쓰고 싶으세요? 역시 가능합니다. 20개 국가 45개 도시를 여행하며 사업을 시작하고 싶으세요? 누군가가 이미 성공했듯이, 그 역시 가능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9시-5시의 업무 시간에서 벗어나 위치에 구애 받지 않는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신 유목민)라고 불리는 이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교사, 작가,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매니저, 연구가,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업을 수행합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방을 구하는 것보다 쌀 뿐만 아니라 당신을 더욱 생산적인 사람으로 만들고(과연 누가 그리스 유적을 돌아보거나 발리에서 서핑을 배울 수 있는 여분의 시간에 이미 끝낸 보고서 앞에 앉아있고 싶을까요?), 시야를 넓히고(새로운 문화, 새로운 음식, 새로운 사람들), 창의력을 북돋습니다.


The Next Web의 이 기사를 읽어보면 소개된 기업가, 프리랜서, 블로거, 컨설턴트가 어떻게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라이프스타일 작업 방식과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이 기사를 읽고나면 모든 것을 버리고 당장 비행기에 올라타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흥미가 생겼지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첫 걸음은 어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살지 결정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무수히 많은 이국의 도시들 중 어디로 갈지 결정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 세상이 작업 공간과 같은데, 어떻게 선택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저와 같으시다면,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분석력을 마비시키고 스트레스까지 더해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험을 알고 계실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nomadlist.io라는 편리한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이 웹사이트는 전세계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목적지와 각 도시에 대한 자료를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e)으로 제공하고, 사이트 방문객들의 투표로 순위를 정해 보여줍니다. 완벽하게 정확한 것은 아니겠지만, 노마딕 라이프스타일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 훌륭한 자원이 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각 목적지마다 올라와있는 사진들도 보기 좋고요.


nomadlist.io에서 세계 곳곳의 멋진 도시이자 노마딕 라이프스타일의 필수 요소(상대적으로 낮은 생활비, 무료 와이파이 접근 용이성(특히 카페에서), 협업 공간(친구들을 만드는 것은 새로운 생활지를 즐겁게 하니까요!))들을 갖춘 9개 도시를 선정해 정리했습니다.


1) 푸켓, 태국

phuket_thailand

“아다만의 진주”라고 불리는 푸켓은 태국의 가장 큰 섬이자 그 섬의 수도를 의미합니다. 바다에 접한 천국과도 같은 이 곳은 본 목록에 어울리는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깨끗한 해변, 청록색의 라군, 장관을 연출하는 노을 등 말이지요. 카약, 패들 보딩, 파라세일링 또는 그저 해변에서 즐기는 수영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통해 쉽게 운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업무에서 쉬는 동안에는 도시의 역사 구역에서 최근 재건된 중국과 포르투갈 합작의 건축물을 구경하거나 불교 사원을 방문할 수 있고요. 섬의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일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늘 하고자 했던 일을 시작하도록 독려하는 플러스 요인이 됩니다.

예산: 월 약 100만원($991)
추천 협업 공간: Phuket Coworking


2) 다바오, 필리핀

davao philippines

야외 할동을 즐기는 분에게는 다바오가 딱 맞는 장소입니다. 필리핀 남부에 위치한 다바오는 래프팅, 지플리닝, 웨이크보딩과 악어 공원 등 친환경적 모험 활동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조용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에덴 자연 공원을 방문해 캠핑, 하이킹, 승마 또는 낚시를 즐길 수 있고, 푸른 들판이 펼쳐진 다바오의 공원들에서 독서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예산: 월 약 11만원($1,041)
추천 협업공간: The Cube


3) 시엠 립, 캄보디아

siem reap cambodia

캄보디아 북부에 위치한 시엠 립은 전통과 새로움이 어우러져 있는 곳입니다. 원래는 앙코르 사원을 위한 도시로 세워진 시에 립은 유흥지와 세계 최고 수준의 식당들, 고급 스파 등 현대 관광지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앙코르 사원의 숨을 멎게 하는 아름다움은 단연 최고입니다.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은 앙코르 사원을 “중국 만리장성의 거대함, 타지마할의 섬세함, 피라미드의 상징성과 대칭성이 한데 어우러진 세계 최고의 고대 유적지”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관광지로서의 도시로부터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자전거를 이용해 캄보디아 전원 지역으로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예산: 월 약 105만원($1,008)
추천 협업 공간: Angkor HUB


4) 프라하, 체코

PRAGUE

프라하의 그림같은 건축물과 보헤미안 예술, 뛰어난 맥주는 모두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베스트 도시가 될 충분한 이유이지만, 제가 프라하를 목록에 올린 이유는 바로 도시가 지닌 잠재적 탐사성입니다. 문제가 일을 가로막거나 좌절감을 느낄 때, 그저 일을 잠시 제쳐두고 도시의 배배 꼬인 길들을 지나 기대하지 않았던 매력을 찾아 떠나보세요. 론리 플래닛이 “프라하의 자갈길이 만드는 미로와 숨겨진 시골밭은 항상 당신을 조금 더 모험하고 싶도록 만드는 방랑가들의 천국이다. 올드 타운 스퀘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관광객들의 눈에서 벗어난 고대 사원과 정원들, 멋진 카페들과 구식 술집들을 찾을 수 있다.”라고 표현했던 것처럼요. 물론 하루 일을 열심히 끝마치고 난 후 도시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시는 고급 맥주도 나쁠 건 없겠지요…

예산: 월 약 105만원($1,023)
추천 협업 공간: Impact Hub


5) 자그레브, 크로아티아

zagreb croatia

예술, 음악, 박물관, 건축물, 음식 등이 지닌 생생한 문화가 보여주듯 크로아티아의 수도에는 언제나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여름에는 자룬 호숫가에서 햇볕을 즐기며 자그레브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 뮤직 페스티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메드베드니카 산에서 스키를 즐기거나 역사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사모보르 마을을 방문할 수 있고요. 다른 환경을 접하거나 카페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자크레브의 진기한 카페들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지요. 새로운 곳을 탐험해보고 싶다면, 단 하루만에 크로아티아의 국립 공원과 경이로운 해변 도시들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예산: 월 약 135만원($1,309)
추천 협업 공간: Impact Hub


6) 산티아고, 칠레

santiago chile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남아메리카에서 꼭 방문해야 할 도시로 손꼽힙니다. 산티아고에는 언제나 안데스 산맥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고, 군침 도는 전통 요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급성장중인 예술적 면모와 새로운 문화적 중심지들, 박물관, 공원들이 새로운 모험을 찾는 디지털 노마드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요. 쎄로 산 크리스토발의 멋진 풍경을 한번 보세요. 유명한 메르카도 센트럴에서 신선한 수산물을 만나보세요. 독서를 즐기고, 일을 하고, 도시의 편안한 카페들을 찾아가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부산함에서 벗어나 까혼 델 마이포를 방문하면 캠핑과 등산, 하이킹, 싸이클, 래프팅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남아메리카 최대의 스키장 발레 네바도를 방문해 보세요.

재미있는 사실: Todoist는 산티아고에서 시작됐습니다- 스타트업 칠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설립자 아미르가 기업 승인을 받았던 곳이지요.

예산: 월 약 130만원($1,264)
추천 협업 공간: Conectas or Cowork


7) 카르타헤나, 콜롬비아

Cartagena Colombia

캐리비안 해변에 위치한 오래된 도시 카르타헤나는 식민 시대에서 비롯됐습니다. 시간을 쫓을 필요없이 여유를 즐길 수 있을 때, 유네스코가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한 카르타헤나의 구불구불한 길들을 걸으며 거리 음식과 건축미를 즐겨보세요. 종교재판 성과 산 펠리프 데 바라하스 성 등 역사적 유적을 방문하거나, 해변가의 카페들에서 바다 바람을 즐겨보세요. 주말에는 산호초로 둘러싸인 국립 해양 공원인 이슬라스 엘 로사리오를 방문해 언제나 새롭게 충전된 마음으로 업무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예산: 월 약 155만원($1,513)
추천 협업 공간: Starbucks


8) 밴쿠버, 캐나다

vancouver canada

밴쿠버는 북아메리카 도시들 중 유일하게 목록에 올랐습니다. 물가가 꽤 비싼 편이지만, 농장에서 바로 가져올 수 있는 토속적인 음식, 산과 바다 모두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은 가치가 있는 매력이지요. 론리 플래닛에 따르면 “도시의 북부 해변은 동계 스포츠와 산악 자전거, 우림 풍경을 제공하고 도시 자체는 아름다운 해변, 숲길, 카약, 방조제를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 캐나다의 보석 녹지 공간인 스탠리 파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머리를 맑게 하고 생산성을 높이는데는 맑은 공기만한 것이 없지요. 창의적 영감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가까운 극장이나 길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영화와 음악, 대중 예술등을 통해 밴쿠버의 독특한 예술 문화를 만나보세요.

예산: 월 약 250만원($2,429)
추천 협업 공간: HiVE or Launch Academy


9) 포르토, 포르투갈

porto portugal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이 곳은 약간 더 마음이 가는 도시입니다. Doist(Todoist의 모회사이지요)가 다운타운에 멋진 사무실을 가지고 있거든요. 현재 제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의 제한된 경험에 따르면 포르토는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놀라운 도시입니다. 머리를 식힐 때는 리오 두오로를 따라 달리면 좋습니다. 돔 루이스 다리에서 해가 지는 풍경을 즐길 수 있고요. 프란세치나, 접시 하나에서 만날 수 있는 심장마비라고 하는 음식을 먹어보세요. 전통 방식으로 칠해진 타일로 덮여져 있는 건물들을 볼 수 있는 도시 중심지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들을 거닐어 보세요. 해변에서는 서핑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주말에는 두오로 밸리에서 와인 테이스팅을 즐겨 보세요. 만약 길을 잃었을 때는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바로 물어보세요, 여러분을 친근하게 도와줄 것입니다. Doist의 본사에 들러 인사말을 건네는 것도 환영입니다!

예산: 월 약 235만원($2,308)
추천 협업 공간: Porto i/o


위에 언급한 도시들의 관광지적인 면모를 부각하긴 했지만, 디지털 노마드로서 여러 도시에 머물러보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만의 좋아하는 장소, 음식, 일상의 리듬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저 밖으로 나가서 시도해 보세요. 전 세상이 여러분의 업무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원문 : https://blog.todoist.com/ko/2015/02/14/best-9-locations-live-digital-nomad-life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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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Lynn의 브런치

https://brunch.co.kr/@lynnata/15




국가: 인도네시아

커뮤니티: 디지털노마드. 발리 Ubud에서 서식하는 사람들

홈페이지: 음.. 그런 게 없음. 딱 커뮤니티가 정해진 게 아니니까...

체류기간: 2015년 10월 / 1달


이곳은 어디인가?

디지털노마드의 성지라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Ubud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도 여기 모르는 사람이 있나?


어떻게 알게 되었나?

다들 알지않으묘? (...)라고 쓰면 너무 대충 쓴 것이 표 나니까 좀 더 성의 있게 쓰자면. 아마도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도유진 씨의 아래 글 덕분이 아닐까?

http://www.bloter.net/archives/228964


왜 갔냐?

일단 '발리' 하면 신혼여행지로 기억이 되어있던 나에게 도유진 씨의 글은 나에게 호기심을 이끌어내기 충분하였고, 게다가 지금이야 식상해서 우엑 하는 단어지만 '디지털노마드'가 궁금하여, 이놈의 디지털노마드 한번 가서 먼가 보자..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도, 베트남 농장, 공동체를 거치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도 좋지만 '자연형 도시'(?) '자연도 있고 와이파이도 있고 영어가 가능한' 장소가 갈급했다. 나의 한계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 그래 난 역시 자연과 함께 살으리랏다-!...라고 하기에는


자연도 좋지만 귀촌하면 한 달만에 와이파이 찾아, 사람 찾아 뛰쳐나오는 닌겐이었던 것이었다. (아...)

떠나는 길

발리 공항에 내려서 우붓으로 날아가면 된다. 공항에서 우붓까지 한 시간 가량 거리로 예측됨. 필자는 재수 없이 새벽 3시에 떨어져서 (-_- 맞아요. 에어아시아. 하하하하. 딜레이 전문 항공사....) 택시비 왕창 내고 들어갔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택시는 흥정하여 300K 주었음. 버스 타면 더 싸고- (4-50K) 오토바이 택시 (1-20K) 타면 더 싸다- 우버가 택시보다 더 싸다. 7-80K면 가능! 꾸따는 그냥 걸어가도 된다. (나만 그런가?)


잠자는 곳

우붓 동네를 빙글빙글 돌면서 잘 구하면 된다. 아직도 촌스럽게 Airbnb 쓰시는가? 노노! 첨엔 잘 모르니까 일단 에어비엔비로 구한 다음, 그다음 흥정하거나, 찾아도 전혀 문제없다. 


에어비앤비로 처음에 2-3박 정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

우붓 에어비앤비의 경우 하룻밤 20불이면 겁나 호사스러운 곳에서 독방을 쓰면서 조식도 먹는다. (유럽에선 20불이면 호스텔 1박인데. 흑)

에어비앤비 돈이 아까우면 카우치서핑을 한다. 카우치서핑도 여유롭게 가능하다.

그 공간이 맘에 들면 쥔장과 협상을 한다. (예시. 여기 참 맴에 드네요. 한 달 정도 지내면 얼마에 가능? 캐시로 드릴 테니 디스카운트 ㅇㅋ?)


그리하여 초반에 머물렀던 나의 공간. 인터넷이 빨라서 맘에 들었음


하지만, 발품을 팔면 훨씬 저렴하고 좋은 조건의 방을 찾을 수 있다. 어떻게 찾냐고? 걸어 다니면서 물어보면 됩니다. (...)

맘에 드는 동네를 일단 찍는다. 

그 동네에 슈퍼 앞에서 노닥노닥 거리는 주민들에게 웃으면서 다가간다.

'i'm looking for room / house to stay. do you know any?" 뭐 이런 식의. 못 알아들으면 손짓 발짓 잠자는 흉내 등등을 하면 됨.

발리는 워낙 관광객이 많아서 다들 찰떡같이 알아듣고 방을 보여줌

방의 청결 상태 등등을 확인하고, 가장 중요한 인터넷 스피드를 돌려보고,

가격 흥정에 들어감. 하룻밤에 얼마냐, 일주일은? 한 달은?


하우스 헌팅 기록 (2015년 10월 기준)

하루 100K / 1주 700K  / 4명이 한방. 와이파이 없음. 아침 제공

하루 300K / 1주 2100K / 겁네 좋은 빌라. 와이파이 느림. 아침 제공. 시내에서 멀다

2주 2500K / 홈스테이. 독방 제공. 아침 제공. 깨끗함. 와이파이 느림

2주 2800K / 집 제공. 깨끗함. 옆에 공사 중이라 시끄러움. 와이파이 느림

2주 1000K / 집 제공. 약간 벌레. 부엌. 와이파이 없음 (여기 선택 / 7만 원, 한 달 14만 원)



와이파이는 없지만, 부엌 있는 나만의 집이, 한 달에 14만 원!


어차피 와이파이 겁나 느리구나 (..... 빠른 게 5? 젠장.) 그래서 차라리 와이파이 없고 싸고 깨끗한 곳에서 사는 것으로 결정하였음. 2주에 1,000이었던 나의 숙소는... 잠만 잔다는 고려 하면 정말 싸고 좋았음. 넓고 냉장고에 가스레인지에 샤워도 있음 하룻밤에 100도 안 했던 거임 (7천 원) ㅋㅋㅋㅋ 그러나.. 낮에는 매우 매우 덥고, 밤에는 추우며, 나중에 바퀴님이 바퀴 바퀴하고 나타나서 식겁했던 슬픈 기억.... 그래 너무 싸다 싶으면 의심을 해보도록 하자. (...) 그래도 아늑했던 마이 홈.


먹는 거

아침은 장 봐서 대충 해 먹었다. (빠빠야는 6k, 코코넛은 7k) 점심 저녁은 스무디 등을 먹거나 사 먹었는데, 

로컬 구닥다리에서 사면 5-12이면 먹고, 와룽 (동네 음식점)에서 먹으면 50K (3천 원), 블링블링 한데서 먹으면 7-80K (6천 원) 정도 들었다.  동네가 동네이다 보니, 건강 올개닉 비건 글루텐 후리 레스토랑이 참으로 많았다.


해변가에서 마시는 맥주는 꿀맛

하 그러나 내 맴은 올개닉 하지 않음. 초반엔 100K으로도 (8천 원?) 하루를 살 수 있었는데... 점차 방만 해면서 150-200 (1.5만 원) 쓰기 시작했음...


교통수단

자전거를 빌리거나 스쿠터를 빌려야 한다. 택시는 비싸서 안 탔음. 구글맵 만세!! 택시들은 다 흥정해야 하는데 바가지를 막 씌우고 그러진 않는다. 착한 로컬 사람들!

자전거 1주일 150 / 한 달 400K (약 3만 원)

스쿠터 1주일 300 / 한 달 600K (약 5만 원)

어중간하게 일주일 빌리지 말고, 그냥 통 크게 한 달 기준으로 가자. 물론 저 가격도 흥정하기 나름임.


커뮤니티 구조 / 이 곳에 서식하는 사람들을 분석해보았다.

허니문. 커플 (-_-.... 저리가...워이~

히피. 서퍼 (자유롭지, 나는! 우하하하 종족

요가. 힐링 피플 (나를 찾으러 왔으므이다.. Eat, Pray, Love 해요, 우리

디지털 노마드 (나 존나 쿨함, 맥북 들고 일하고 있음

 -> 후붓 커뮤니티 https://www.facebook.com/groups/hubudians/

-> 우붓 커뮤니티 https://www.facebook.com/groups/UbudCommunity



발리는 일단 초창기에는 아무래도 허니문, 커플, 러버들이 발굴하여 블링 블링 한 리조트가 많다. 그들은 주로 해변가에 몰려있기 때문에 마주칠 일은 많이 없다. (휴~) 그다음 발리는 서퍼들의 파라다이스! 자! 내 물결을 올라타!라고 외치는 듯한 퍼펙트한 웨이브가 날 잡아탑시오~하고 있기 때문에 -레게머리의 자유 자유 피플들이 러브엔 피쓰~를 외치면서 해변가에서 서식한다.


그다음, EAT-PRAY-LOVE 종족들인 나는야 줄리아 로버츠 피플이 굉장히 우붓에 많다. 그들은 주로 나를 찾으러 오신 분들인데, 각종 겁나 올개닉 하고 천연 천연하고 비건한 레스토랑들이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 몸매를 드러내는 타이트한 요가 팬츠를 입고 뭔가 신비로운 힘을 주는 듯한 돌멩이 목걸이를 하고 서로 만나는 족족, "오우~ 아이 미스드 유!" 하면서 꼭 껴앉음. 혹은 어딘가 둘이 앉아서 매우 길고 또 길고 긴 대화를 나누면서 눈물을 닦는다. 감동도 잘하고 감탄도 잘하는 엘프 종족들이라 하겠음.


그다음, 맥북 간지를 자랑하며 해먹에 앉아서 혹은 라이스 테라스에 앉아서 뭔가 나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이라고 외치는 듯한 얼굴로 "난 디지털노마드!!!!!!" 인 사람들이 있다. 그들 서식지는 주로 발리 주요 코워킹 스페이스인 후붓 Hubud, 이나 오니온 Onion collective 에 있다. (오니온 하루에 85K, 일주일에 420K로 이용료가 가장 저렴하셔서 자주 이용하였다.)


자 여기서, 나의 질문은 이거였다.


도대체 여기서 로컬은 어디에 있나, 발리는 외쿡인들을 위해 존재하나?


후붓 HUBUD 이 곳이 그 유명하고 또 유명한 그 곳


뭐하고 사나

아침 6시 기상. 청소하고 아침 먹음. (농장 살던 습관 때문입니다..)

8시쯤 오니온 코워킹 스페이스 도착해서 일함. (혹은 일하는 시늉)

12시쯤 후붓가서 강의 듣고 (혹은 그냥 수다)

오후 2-3시까지 친구들과 노닥이며 놀다가 (난 이렇게 쿨한 사람이다!)

다시 5-6시까지 일함 (이번에 진짜 일함)

해가 질 때쯤 6-7시쯤 저녁 먹으러 간다.

저녁 먹고 수영장 가서 수영하고 농땡 하다 ㅡ 호텔 딸린 수영장. 겁네죠음. 수영하는데 30K?

10시쯤 집에 와서 11시쯤 취침


뭔가 바쁜 듯하고, 소셜 한 듯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농장의 삶과는 차원이 다르지. 이렇게 소셜 소셜 하게 지내느라 돈을 쫙쫙 썼다. (닝기리..) 여긴... 돈을 안 쓰면 친구도 못 사귀는 건가...


후붓에서 매일 열리는 이벤트


후붓 커뮤니티 이벤트를 일주일에 3번은 참여하였다. (요것도 돈을 내서 커뮤니티 멤버가 되어야 참여가 가능함) 스킬 쉐어링. 띵크 탱크. 붕쿠스. 커뮤니티 런치. 페챠큐챠 나잇 등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배우는 것도 많음! 매우 유용한 편이다. 친구들을 여기서 가장 많이 만났는데요...


아, 그 친구들 중에도 단 한 명도 인도네시아인이 없네. 엄....


한 달 살기 비용

싸다! 좋다!... 방심했다. 돈을 (나의 기준으로) 정말 어마 무시하게 써버렸다 (...)

숙소: 33만 원
사회활동: 22만 원 (수업 듣느라....ㅠㅠㅠ)
생활비: 62만 원 (그 외 먹는 것과 교통수단 등등... 왜 이렇게 많이 나왔을까요... 모르겠음...)

최종 생활비: 116만 원 (응???????????????) / 일주일 기준 약 29만 원


지금 정리해서 보니까,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ㅠㅠ) 아니 도대체 나는 발리를 왜 간 거지? 돈 아낀다고 아등바등하였건만 그다지 다른 것도 없고, (사실 돈을 더 쓴 것 같...) 요가와 힐링을 한 것도 아니며, 그 유명하다는 디지털노마드 아이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봤지만, 아 쟤나 나나 똑같이 헤매는 건 매한가지구나. 아 항... 이걸 발견하러 간 건가?


발리에 난 왜 간 거지? 가서 뭘 배운 거지?


아름다운 발리, 하지만 난 여기서 뭐한거지 (...)


원문 : Lynn의 브런치

https://brunch.co.kr/@lynnat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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